최근 ‘동심(童心)’이 우리의 물리적 공간에서 점차 소거되어 가는 시대상을 뼈저리게 체감한다.
어릴 적 초등학생들의 전유물이었던 공기놀이나 경찰과 도둑 같은 원초적인 놀이 문화가 이제는 성인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소비재로 전락한 현실은 짙은 이질감을 자아냈다.
며칠 전 거닐었던 하양읍 일대의 학교 앞 풍경은 이러한 단상을 선명한 시각적 충격으로 치환시켰다.
며칠 전 거닐었던 하양읍 일대의 학교 앞 풍경은 이러한 단상을 선명한 시각적 충격으로 치환시켰다.
아이들의 에너지를 품고 있어야 할 놀이터와 문방구는 텅 빈 채 공허했고, 방과 후 흙먼지가 피어오르던 운동장 역시 누군가 흔적을 지워낸 듯 적막했다.
그곳엔 마땅히 부유해야 할 활기찬 웃음소리 대신 무거운 정적만이 가라앉아 있을 뿐이었다.
그곳엔 마땅히 부유해야 할 활기찬 웃음소리 대신 무거운 정적만이 가라앉아 있을 뿐이었다.
이제 아이들의 두 손을 차지한 것은 흙모래가 아닌 스마트폰 스크린이다.
무한한 디지털 네트워크 속의 배움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나, 납작한 프레임 안에서만 세상을 학습하는 작금의 현실은 아이들의 사유를 단순화시키고 입체적인 감각을 서서히 마비시키고 있다.
과거의 흔적과 현재의 공허가 교차하는 이 서늘한 풍경은 결국 효율만을 좇는 현대 사회의 축소판이다.
생기를 잃어버린 놀이의 구조물들, 그리고 그 위로 내려앉은 정적을 카메라 프레임 안에 가두는 나의 작업은 시대의 흐름 속에 증발해 버린 ‘동심의 영토’를 추적하는 일이다.
생기를 잃어버린 놀이의 구조물들, 그리고 그 위로 내려앉은 정적을 카메라 프레임 안에 가두는 나의 작업은 시대의 흐름 속에 증발해 버린 ‘동심의 영토’를 추적하는 일이다.
이 사진들은 전자기기 스크린 속으로 영영 걸어 들어가 버린 아이들의 뒷모습에 대한 슬픈 기록이자, 텅 빈 채 남겨진 우리 주변의 공간들이 건네는 무언의 질문이다.
피사체가 사라진 텅 빈 무대를 통해, 관객들이 역설적으로 우리가 상실해 버린 것들을 똑똑히 직시하게 되기를 바란다.
피사체가 사라진 텅 빈 무대를 통해, 관객들이 역설적으로 우리가 상실해 버린 것들을 똑똑히 직시하게 되기를 바란다.